
‘다시 문을 여는 날’에 도착한 작은 마을2024년 가을, 전북 남원의 한 작은 마을. SNS에서 “시골 목욕탕이 다시 열린다”는 게시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 오래된 공중목욕탕을 리모델링해 마을 공동 공간으로 바꿨다는 얘기는 몇 번 들었지만, 실제로 가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직접 그 공간이 숨을 다시 쉬는 장면을 보기 위해 마을로 향했다. 시골 마을로 들어서자, 초입에 ‘동림탕 재개장’이라는 작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외벽과 창틀은 그대로였지만, 목욕탕 입구 유리문에는 새롭게 붙인 안내문이 보였다. “매주 수·금·일. 오전 9시~오후 5시. 족욕은 누구나 무료. 커피는 자율 기부.” 그런 안내가 뭔가 정겹고 낯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김이 살짝 맺힌 유리문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