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낡은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그리움’시골 목욕탕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공중위생 시설일지 모르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시간을 품은 공간이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하는 약간 삐걱거리는 철제 문, 한기가 감도는 복도, 바랜 수건이 걸린 수건걸이.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남아 있는 보일러 냄새와 습기 섞인 타일의 감촉은, 우리가 어릴 적 어머니 손에 이끌려 목욕하러 갔던 그 기억을 단숨에 되살려 준다. 누군가는 말한다. “시골 목욕탕은 냄새부터가 다르다”고. 맞는 말이다. 거기엔 세월과 물, 사람과 물건이 함께 썩어든 냄새가 있고, 그 냄새가 곧 추억의 포장지가 된다.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 구석에 놓인 커피 자판기, 그리고 유독 따뜻하게 느껴지는 조명의 색감은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