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 목욕탕이 남긴 오래된 기억과 공동체의 흔적한때 시골 마을에는 반드시 하나쯤 목욕탕이 있었다. 시골 목욕탕은 단순한 세신 공간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자 공동체의 핵심이었다. 겨울이면 물 끓는 소리가 하얀 김과 함께 마을 골목을 가득 채웠고, 빨간 고무 대야와 노란 때밀이 수건이 사람들의 하루를 정리해주었다. 많은 이들에게 시골 목욕탕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기억’ 그 자체였다. 과거의 시골 목욕탕은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휴식 공간’이었고, 젊은 세대에게는 목욕을 핑계로 친구들을 만나는 ‘놀이 공간’이었다. 특히 주말마다 모여 앉아 탕 속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은 뉴스보다 빠르고, 행정보다 정확한 정보 창구 역할을 했다. 비록 시설은 낡았지만, 그 속에는 인간 관..